구조 안전성에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한 달간 통행이 제한됐던 경기 성남시 ‘수내교’가 결국 철거된다. 시는 세 차례 전문가 회의를 열어 철거 뒤 재설치를 결정했다.
14일 성남시에 따르면 수내교의 재설치 공사 기간은 약 2년 10개월, 사업비는 3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시는 지난달 14일 수내교에 대해 전면 통제 조처를 한 뒤 전문가 자문회의를 잇달아 열어 구조물의 안전성과 공사 기간, 사업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왔다.

문제는 공사 기간과 비용 외에 시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이다. 통행을 제한한 지난 한 달간 출퇴근 시간대에 수내교 인근은 ‘살인적’ 교통 체증을 보여왔다. 분당 주민들이 수내교를 건너 서울 강남으로 이어지는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시는 수내교 전면 통제로 야기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왕복 8개 차로 중 기존 판교 방면과 분당 방면의 차로를 4개씩 나눠 시공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 판교 방면 구간의 도로 하부에 교각 하중을 보강하는 임시 구조물 설치공사를 하고, 차로를 절반으로 줄여 왕복 4차로의 임시 도로를 개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내교 재설치를 위한 실시설계가 진행되며, 분당 방면의 4개 차로 철거 뒤 재설치 공사가 시작된다.
이렇게 번갈아 가며 양쪽 4개 차로씩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데는 3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는 수내교 전면 사용제한 조치 이후 차량정체 해소를 위해 출근 시간대 수내교 인근 교차로에 모범운전자 10여명을 배치해 도움을 받아왔다. 시는 퇴근 시간에도 이들을 배치해 교통 체증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분당 서현교사거리 주변에 공공공지를 활용해 수내사거리→서현교사거리→서현교 방면으로 향하는 우회전 전용 임시 차로 한 개를 개설하기 위한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올 11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수내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8차로 총 길이 179m의 탄천 횡단 교량이다. 도로 양측으로는 각각 폭 4m의 보행로가 있다.
시는 지난 4월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 이후 탄천 교량들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했는데, 수내교는 주요 부재에 발생한 심각한 결함이 확인돼 사용이 금지됐다. 육안으로도 다리 상판의 심한 뒤틀림이 관찰돼 개축이 필요한 E(불량) 등급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