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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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구간’ 진입한 ELS 잔액 7조원대… 2024년 상반기에 만기 대거 도래

6월 말 기준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주가연계증권(ELS) 잔액이 7조원대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 약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절대 다수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감독당국은 홍콩H지수 등락에 따라 투자자 손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3년 상반기 중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ELS 잔액은 7조458억원이다. 전체 파생결합증권 잔액(96조3000억원)의 7.3% 수준의 규모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녹인 발생 잔액(7조3000억원)보다는 3000억원 가량 감소했는데 잔액 중 일부가 만기 도래에 따른 상환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LS는 특정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수익률을 얻는 상품으로 만기기간 내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가격 아래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즉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인 녹인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원금에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반면 녹인 밑으로 내려갈 경우에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잔액 중 대부분은 홍콩H지수를 편입한 ELS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228.63포인트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50%이상 하락했는데 그 뒤에도 쉽게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중 절대 다수가 2022년에 신규 진입됐다. ELS는 2∼3년 가량을 만기로 두는데, 금감원은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중 6조281억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뉴스1

금감원은 “최근 홍콩H지수는 중국 부동산발(發) 경기둔화 및 중국 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로 향후 H지수 등락에 따라 투자자 손실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H지수 추이 및 녹인 발생 관련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증권회사의 ELS 마진콜 대비 외화유동성 관리 중요성이 증대했다”며 “증권회사의 마진콜 발생 현황 및 외화조달 비상계획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마진콜 발생 확대 등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반기 기준 ELS(ELB 포함)와 기타연계증권(DLS·DLB)을 합산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31조2000억으로 전년 동기(29조3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상환액은 3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6000억원) 대비 17조9000억원 늘었다. 상환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상반기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하며 조기상환 규모가 늘었기 때문으로 상환액이 발생액을 상회하면서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6월 말 기준 9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2조2000억원) 대비 5조9000억원 감소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