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조사와 아들 기소라는 이중 타격(Double Blow)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련의 기간을 맞았다.”(워싱턴포스트·WP)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높인 두 가지 주요 위협, 즉 아들의 법적 문제와 본인의 고령에 대한 우려가 바이든에게 큰 고통을 안기고 있다”(CNN방송)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차남 헌터 바이든이 14일(현지시간) 특검으로부터 기소되자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이 ‘겹악재’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81세(1942년생) 고령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대한 유권자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선거운동 기간 개시될 것으로 보이는 헌터 형사재판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 게다 헌터가 해외 사업을 할 당시 부통령이었던 부친의 영향력을 활용했다는 의혹을 고리로 공화당이 바이든 탄핵을 벼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헌터는 이날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데이비드 웨이스 특검은 마약 중독자의 총기 구매가 금지된 델라웨어주에서 헌터가 2018년 10월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긴 채 권총을 사서 소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헌터는 탈세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제시 헌트는 WP에 “유권자들이 이미 바이든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헌터 사건은)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터 기소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하원 상임위원회에 바이든 탄핵 조사를 지시한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대통령 주변에 문제적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지만, 헌터의 이야기는 부친과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형 빌리는 리비아 정부를 위한 로비 활동 등을 해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상원 조사를 받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복형 로저는 마약 관련 유죄 판결을 받고 사면돼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으나, 헌터 사건만큼 현역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헌터가 부통령이던 부친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 러시아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바이든을 탄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WP는 앤드루 존슨,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3명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지만 상원에서 부결됐고 공화당은 헌터 관련 의혹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의회는 바이든의 재무상황 조사권을 확대하는 등 대통령과 가족을 조사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할 수 있어 바이든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CNN방송도 “매카시는 2015년 (민주당 잠룡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하원 조사로 정치적 상처를 입혔다고 자랑한 일이 있다”며 “현재 공화당이 바이든을 아들과 연결시키려는 노력도 비슷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당시 하원 조사특위는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 영사관이 무장괴한 습격을 받아 미 대사 등 4명이 숨진 사건을 다뤘는데, 매카시 의장은 “힐러리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었다.
영국 BBC방송은 “헌터 사건의 결과는 격동의 한 해가 될 (2024년)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범죄 혐의(4개 사건 91개 혐의)에 비할 바는 아니어서 공화당은 이 사건을 물고 늘어질수록 유권자들에게 비교가 된다는 딜레마에 놓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