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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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성기 만지고, “뚱뚱女 매력 없어” 폭언…성폭력 일삼은 기업 적발

고용부, 테스트테크에 형사입건 7건·과태료 3100만원 부과
테스트테크 근로자들이 지난 5월26일 전북 완주 일진하이솔루스 앞에서 열린 ‘제조업에도 MZ 노동자가 있습니다: 호명되지 못한 다양한 청년노동자 이야기마당’에서 청년 노동자로서 겪은 일을 증언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고용노동부는 현장 관리자들의 일상적 폭언, 괴롭힘 문제가 제기된 기업 ‘테스트테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 총 16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고 17일 밝혔다. 테스트테크는 충북 청주에 위치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 테스트 전문업체다.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 따르면 이 회사 중간관리직들은 다수 근로자들에게 ‘XX놈’, ‘내가 만만하니 XX’ 등 상습적인 욕설·폭언을 가했다. 또 구레나룻이나 팔 안쪽 등을 꼬집거나 마우스·키보드 등을 던지는 물리적·신체적 위협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중간관리자는 여직원에게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휴대폰 녹음 각서 제출을 지시하고, 다수의 직원에게 휴일 특근을 강요하는 등 비인격적 행위 강요와 과도한 업무지시를 한 사례도 드러났다.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도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간부들은 여직원 어깨를 주무르거나, 마우스 작업을 하는 여직원 손 위에 의도적으로 손을 얻는 행위, 동성(남성) 상급자가 성기를 만지는 행위 등 남녀 직원을 가리지 않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 “술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것” 등 여직원 외모 비하와 함께 “어제 ㅇㅇㅇ랑 잤다”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과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도 만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특히 테스트테크는 여성·청년 등 주로 노동 약자를 대상으로 상습적인 욕설·폭언 등 괴롭힘과 성희롱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별감독과 함께 시행한 설문조사(본사 소속 187명 중 135명 응답)에서 응답자의 77%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78.7%), 20대(84.2%)가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이 높았다.

 

테스트테크는 이 외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3800만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연장근로 한도 위반, 배우자 출산휴가 미부여, 임신 중 여성 노동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했다.

 

이에 노동부는 형사입건(7건), 과태료 부과(9건, 3100만원) 등 행·사법적 조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문화 개선계획서를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음에도 이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