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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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 엔진 성공”…한반도 긴장 고조

‘대륙간‘ 이어 ‘중거리’에 고체연료
고체연료 운반·기습 용이해 실전능력 배가
괌, 주일기지 등 타깃
“18일 미사일공업절·김주애 등장 1주년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예상”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엔진의 첫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경우 고체연료 시험발사까지 성공한 바 있다. 중거리탄도미사일도 고체연료로 개선해 실전 능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나라의 방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줄기찬 투쟁이 가속되고 있는 시기에 미사일공업부문은 또다시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고체연료엔진)들을 개발하고 1계단(단계)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 11일에, 2계단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 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사업 박차”

 

통신은 “이번 시험은 새로 개발한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들의 기술적 특성들을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며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이룩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확보한 우리식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분야의 설계 및 제작기술력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다시한번 뚜렷이 검증됐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시험을 통하여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무기체계의 개발을 믿음직하게 다그칠 수 있는 확고한 담보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신은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은 나라앞에 조성된 엄중하고 불안정한 안전환경과 적들의 군사적공모결탁책동이 더욱 악랄하게 감행될 전망적인 지역의 군사정세에 대비해 공화국무력의 전략적인 공격력을 보다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 공정으로 된다고 하면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사업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앞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전원회의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확대회의에서 국방력 현대화 계획을 심의하면서 2023년도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계획 중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과 함께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새로운 갱신’을 중대 과업으로 제시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당 중앙위 제8기 6차 전원회의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열렸던 회의로 2023년 계획을 논의했던 회의다. 이어 지난 2월 6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 제 8기 4차 확대회의가 열렸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회의에서 △군사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 강화하기 위한 기구편제적인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해 인민군대의 작전전투훈련을 부단히 확대강화하고 전쟁준비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 데 대한 문제 △현실발전 요구에 맞게 군대 내무규정의 일부 조항들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를 비롯해 군사정치사업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실무적 과업들이 연구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전문가 “공격력 다변화”…“18일 미사일공업절 시험발사 주목”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고체탄도미사일은 KN-23, KN-24 및 KN-25(초대형방사포) 단거리미사일(SRBM)과 사거리 2000㎞ 급의 준중거리미사일에 해당하는 북극성-2 지대지미사일(MRBM), 올해 두 차례 고각으로 시험발사한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며 “괌의 미군기지를 목표로 할 수 있는 3000㎞ 급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의 필요성에 따라 신형 중거리고체탄도미사일의 개발 및 전력화를 통해 공격력의 다변화를 통한 전략적 우위 확보를 노리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거리탄도미사일용 고체로켓모터의 지상연소시험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열병식에서 각각 선보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4ㅅ과 북극성-5ㅅ SLBM의 전력화 개발을 위한 개연성도 높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이들 SLBM은 열병식이나 전시회에서만 공개됐고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탓에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고, KN-23~25 SRBM용의 다양한 고체로켓모터와 SLBM용의 다양한 고체로켓모터를 동시에 개발 및 검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상당한 의구심도 있어왔다”며 “그간 열병식에선 목업(모형)만 보여주고 이번에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한 고체로켓모터가 실질적인 북극성-4 및 북극성-5 SLBM용일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SLBM은 잠수함의 형상과 크기에 대한 설계 기반으로 탑재가 가능하도록 연동설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온전히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극성-4 및 북극성-5 SLBM을 실질적으로 설계 및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이번에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한 중거리고체탄도미사일용 고체로켓모터가 신형 SLBM용이라면, 신형 잠수함도 모든 설계를 확정하고 개발의 완료단계에 근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시험 성공의 정치적 의미를 고려하면 오는 18일 북한 ‘미사일공업절’에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신형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이 올해 북한 국방력 현대화 계획의 ‘중대과업’이고,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이룩됐다고 북한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북한은 빠르면 오는 18일 미사일공업절 전에 신형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이를 같이 참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북한은 미사일공업절과 김주애 공식 등장 1주년을 축제 분위기에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준비 부족으로 오는 18일 전에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어렵더라도 올해 국방부문의 중요 성과 중 하나로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주일미군기지 등을 타깃으로 하는 신형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미·일 군사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