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첨단 반도체용 미국산 제조 장비를 구매할 수 있으며, 수출 통제에 맞서 이미 네덜란드에서 장비를 대거 비축했다는 내용의 미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반도체 장비) 수입업체가 구형 생산 라인에서 사용 중이라고 주장하면 첨단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장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첨단 칩 생산에 사용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10월 발표된 조 바이든 행정부 수출 통제안의 ‘구멍’을 지적했다.
당시 미 상무부는 18㎚(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이하 D램, 14㎚ 이하 비메모리 반도체 등의 생산이 가능한 장비 및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하며 사실상 중국에 첨단 장비 수출을 금지했으나, 중국이 이를 우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규제 사이의 ‘시차’를 이용해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첨단 장비를 대거 사들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의 조치 이후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를 보유한 일본과 네덜란드도 미국의 동참 요구에 응해 각각 올해 7월, 9월에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올해 1월에서 8월 사이 네덜란드로부터 32억달러(약 4조1700억원) 규모의 장비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자체 개발 7㎚ 칩 역시 네덜란드 기업 ASML의 장비로 제작됐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말 보도했는데, 이번 보고서의 데이터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구멍 뚫린 바이든 행정부 對中 수출 통제안
기사입력 2023-11-15 19:12:01
기사수정 2023-11-15 19:12:00
기사수정 2023-11-15 19:12:00
‘시차’ 이용해 반도체용 장비 수입
화웨이 7나노칩 개발 기술력 과시
화웨이 7나노칩 개발 기술력 과시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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