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지구 조성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 택지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시장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정부가 꾸준히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만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8만가구는 지난 9월 말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에서 언급된 12만가구보다 적어 수요 대비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산업단지 등 해당 지역의 미래 계획에 맞춰 준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3기 신도시의 저조한 공급 속도에 대한 불만을 다독이고, 내년 서울 입주물량 감소 등의 해결책으로는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미 개발 압력이 높고, 수도권 내 대기 수요가 있는 유효택지 확보와 주택 공급의 장기적인 시그널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신규 택지를 비롯한 정부의 공급구상이 결실을 보려면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매우 거센데, 택지 조성과 임대 주택 공급, 주거복지 등을 해야 하는 LH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끔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3기 신도시 사업이 지연되고 있고, 1기 신도시 특별법도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행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주택 수요가 왕성한 젊은 층을 흡수하기 위해 신규 택지지구의 광역교통망 청사진을 조기에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인프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통해 공급 속도를 끌어올려도, 결국 교통을 비롯한 각종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도시교통공학과)는 “신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인프라”라며 “이번 신규 택지들의 규모가 작은 만큼 공원, 도로, 학교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할 우려가 있는데, 그럴 경우 신도시로서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해당 지역들은 현재 주거 선호도가 그다지 높진 않아서 충분한 인프라 조성이 함께 추진돼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잘 갖춰야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변 산업단지와 교통 등 개발 이슈가 있어 미래 직주 근접 수요 유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