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이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종합 재활용 단지(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설립하는 데 관해 플라스틱 제조 중소기업계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플라스틱을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을 대상으로 보는 것이 순환경제 질서에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SK지오센트릭은 15일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서 울산 ARC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곳에서 2026년부터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10%인 32만t이 재활용된다.
조원택 한국플라스틱협회 전무이사는 “중소기업계는 당연히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매년 몇백만t의 매립하거나 태워야 했던 플라스틱들을 플라스틱 원료로 재탄생해 순환경제를 이룰 수 있어서다. 유럽연합(EU)은 이미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30% 이상 쓰도록 법제화했고,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등에서 재생 원료를 2030년까지 50% 이상 쓰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조 전무이사는 관련 시장이 크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현행법으로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만든 열분해유를 석유 정제 공정에 원료로 투입할 수 없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상 석유에서 정제한 원료만 정유화학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열분해도 석유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은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아 현재 이 부분을 정비하고 있고, 공장이 가동되는 2026년까지 규제 정비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전날 간담회에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와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 지속해서 소통하고 관련 제도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기공식에 총리께서 오실 정도로 재활용 사업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도가 높다”고 했다.
현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물리적(단순 분해) 재활용은 중소기업이, 화학적(촉매·열 등 이용) 재활용은 대기업이 각각 맡는 방향으로 상생협약이 맺어져 있다. 화학적 재활용을 하는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을 선별하는 부분에서 중소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사장은 “기계적 재활용이 불가능해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을 모아야 하는데 중소기업과의 제휴해 폐플라스틱을 수거 중이고, 전체 목요의 60% 정도를 확보 완료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 기술 및 설비 지원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선별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