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기술 논문 수준이 일본을 앞질러 세계 톱10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배울게 많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7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문부과학성이 학술논문에 대해 지난해 실시한 조사를 인용해 “질적인 면에서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10위를 유지했다”며 “2000년대부터 10∼20년간 주력해 온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분야는 다른 논문에 인용된 횟수가 상위 10%에 안에 드는 ‘주목논문’ 숫자다. 문부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14위에 오른 한국은 2017년까지 12∼14위를 오가다 2019년 일본을 제치고 10위가 되어 최근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이 이끄는 반도체 분야, 가전제품에 필수적인 재료공학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닛케이는 “성장의 원동력은 적극적인 과학기술 투자”라며 “과학기술진흥기구(JST) 아시아·태평양종합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연구개발비는 약 102조원으로 2011년의 50조원보다 2배 이상 많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따지만 4.93%가 되어 이스라엘에 이어 두번째다.
인재의 탈이공계를 막기 위해 ‘이공계지원특별법’ 등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5년에 1번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세운 것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또 외국 유수대학에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보내고 다른 나라 유학생의 수용을 중시했다고 짚었다.
한국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면서도 “스스로 연구력을 낙관하는 목소리는 적다”고 짚은 대목은 눈길을 끈다. “노벨상 시즌이 되면 매년 ‘아직도 자연과학 분야의 수상자가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걸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JST 관계자는 닛케이에 “한국의 과학기술 관련 정책보고는 성과를 자랑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약점을 분석해 극복하려는 자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일본은 GDP대비 연구비 비율이 3%대 중반이고, 국제적 인재교류도 소극적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