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의 고위직 여직원 60명이 부서 내 만연한 성차별적 분위기와 남성 동료들에 의한 성폭력 및 괴롭힘 사례를 폭로했다고 현지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문서는 직원들이 국방부 상임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이들이 수집한 성폭력 사례에 대한 증언과 함께 국방부 내 “적대적이고 유해한” 문화를 지적했다.
이 그룹은 “공적 생활에서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되는 (일이) 국방부에서는 용인되는 행동에 속한다”며 “이로 인해 일상적인 직업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서한에 담긴 증언에는 국방부 런던 본부 및 해외 기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목록이 수록돼 있다.
해외 기지에서 복무하는 한 직원은 “군 고위 장교가 허리와 다리를 반복적으로 만져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으나,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았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국방부 고위 장교가 여직원에게 “성교가 연설에 적합한 주제인지”를 행사 자리에서 물었다는 증언도 담겼다.
한 여성은 군 장교들이 “여직원들의 외모와 그들이 잠자리에서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기준으로 이들을 평가한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 공유했다”고도 주장했다.
서한은 “우리는 회의 중에 경멸적인 언어를 들으며, 원치 않는 성적인 시선을 받고, 옷차림, 외모, 냄새에 대한 성희롱에 직면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5일 데이비드 윌리엄스 국방부 상임장관은 해당 서한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고 제기된 문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향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윌리엄스 상임장관은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무총장도 해당 의혹에 대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