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찾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예정된 기차를 타지 않고 밤늦게서야 서울행 기차에 오른 가운데,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를 사실상 정치 무대 데뷔라 보며 “한동훈 신드롬”이라고 반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향한 들뜬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듯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전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대구를 찾은 한 장관의 사진을 여럿 게재한 뒤 “대구를 들었다 놓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행사를 마치고 대구역 대합실에 앉아있는 한 장관을 발견한 시민들이 사진을 찍겠다고 긴 줄을 섰다”며 “최근 들어 정치인을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드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상은 했지만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신드롬’”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BTS급 ‘정치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간담이 서늘할 일”이라고도 했다. 한 장관에게 편지를 건넨 한 아이를 두고는 “저 아이는 어떤 내용을 한 장관에게 썼을까”라며 “‘멋진 대한민국을 형이 만들어주세요’(라고 썼을 것)”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스마일센터를 방문한 한 장관은 일정을 마무리한 뒤 오후 7시 서울행 기차를 타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이때 한 장관을 본 대구 시민들이 “사진 좀 찍어달라”며 몰려들었고, 한 장관은 결국 예매한 기차를 취소하고 시민들의 요구에 응했다.
일일이 사진 촬영과 사인 등을 해주던 한 장관의 모습에 시민들 줄은 더 길어졌고, 한 장관은 3시간여 동안 시민들과 만남을 가지다 오후 10시쯤 서울로 향했다.
이날 한 장관은 “저는 평소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다”며 “우리 대구시민들이 처참한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으셨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정 중간중간에도 마중 나온 시민들이 한 장관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환영이 잇따랐다.
손자와 함께 사진 촬영을 부탁한 한 할머니가 한 장관에게 “우리 손자는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고 하자 한 장관은 아이에게 “네가 대통령을 해라”고 말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장관은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가 강하다’는 취재진 물음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한 장관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 장관은 어제 보란 듯이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공개 행보를 펼쳤다”며 “말로는 예정된 통상적 방문이라지만 ‘총선이 국민의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총선을 향한 들뜬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몰려든 촬영 요청에 기차표까지 취소하며 3시간이나 사진을 찍었다는데, 출마 생각에 무척이나 설레느냐”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