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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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가 지구를 파괴한다”…상위 1%가 전세계 탄소 16% 배출

소비가 늘면 개인이 배출하는 탄소의 양도 늘기 마련이다. 상위 1% 부유층이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16%를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0일 보고서에서 2019년 기준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7700만 명이 하위 66%에 해당하는 50억여 명과 맞먹는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소득 상위 10%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전체 배출량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위 99%에 속한 개인이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가 1년 동안 배출하는 만큼의 탄소를 사용하려면 1500년이 걸리는 것으로 계산됐다.

 

옥스팜은 상위 1%가 2030년 배출하는 탄소량이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제시한 배출량 목표치를 22배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20년∼2030년 사이 기후변화 등 문제로 사망하는 이들이 13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표면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전과 대비해 섭씨 2도 이하로 억제하고 1.5도까지도 노력하기로 했다. 지구촌이 1.5도 목표를 지키려면 2019년 대비 2030년 탄소 배출량은 약 43% 줄어야 한다.

 

그러나 각국의 탄소저감 계획을 취합할 때 현재대로라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옥스팜은 경제를 비롯해 각 분야 불평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기후변화 재난의 피해도 크다며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부유세를 제시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세제를 도입해 저탄소 재생에너지 전환에 부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슈퍼리치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시켜 인류를 극심한 더위, 홍수, 가뭄으로 질식시키고 있다”면서 “우리는 엄청난 부의 시대가 끝날 때까지는 (화석 연료 시대)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