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1일 예산안조정소위 회의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불참으로 멈춰 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위는 이날 문체부 소관 예산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전 차관은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 등을 위해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회의에 불참했다. 문체부는 전 차관의 외국 출장 사실을 소위 회의 직전에야 문자메시지 등으로 여야 간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위 위원들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 차관을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서삼석 위원장은 “문체부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문체부 예산 심사를 꼭 진행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예산 편성 이유를 국회에 와서 소상히 설득할 책무가 있는 만큼 정부 측은 예결위 기간에는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 대기하는 게 그간의 관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아무 얘기 없이 차관이 출장 간 상태에서 문자메시지 등으로 연락하는 것은 국회의 심사 권능을 부정하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훈식 의원도 “솔로몬제도는 이미 부산 지지를 선언했다는 게 보도에 나와 있는데 지금 거기에 갔다는 건가”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서 무슨 예산 심사를 받고, 누가 (문체부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 이상 (문체부 예산을) 심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심사 여부를) 양당 간사 간 협의에 맡겨달라”고 서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서 위원장은 “납득할 만한 사유를 설명할 때까지 문체부 예산을 심사할 생각이 없지만, 저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니 양당 간사와 의원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회의가 열린 지 1시간도 안 돼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