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정상이 별도의 정상회담 없이 3분간의 짧은 대화만 나눈 것을 두고 중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대(對) 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행동에 중국이 만족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 중국 선전 위성TV 즈신원에 따르면 왕쥔성 중국주변전략연구실 주임(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한(한·중) 양국(정상)의 교류 시간이 짧았고 예의상 인사말만 주고받았을 확률이 높으므로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 없다”면서도 “그 배후에서 나오는 어떤 ‘외교 신호’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에이펙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윤석열 대통령과 앉아 단독 회담을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중·한 관계의 방향을 관찰할 수 있는 사건”이라며 “대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실질적인 행동에 대해 우리가 분명히 만족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된 원인은 아무래도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의 대중국 탄압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며 “대만 문제나 남해(남중국해) 문제를 한국 정부가 자주 언급했고, 미·일·한(한·미·일) 3자 안보 동맹에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상반되게 중국 경제가 잘 안 될 것이라고 하고, 반도(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지위 하락을 지적한 것 등은 모두 중·한 협력에 유리하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중·한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 혹은 신호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바꾸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25∼26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대해서는 “첫째로 중국의 핵심이익인 주권 문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한국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며 “둘째로 미·일·한 안보 동맹도 중국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엔 한국이 이 두 가지 관건이 되는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주요하게 봐야 하고, 만약 잘 처리하지 못한다면 중·일·한 외교장관회의나 심지어 중·일·한 정상회의를 다시 연다고 해도 중·한 관계를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