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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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새미래 탈당… “근본적 재창당 해내지 못해”

“DJ·노무현·문재인에 기대 안주해온 것 아닌지 돌아볼 것”
새미래, 러브콜 응한 데 대한
고마움과 마음의 빚에
불편함 억누르는 기류
이 前 총리 활동 재개 여부도 주목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이 1일 탈당을 선언했다. 당내 유일한 현역 의원의 탈당으로 새미래는 22대 총선을 치른 지 5개월 만에 원외 정당으로 내려앉게 됐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밝힌 탈당의 변을 통해 “지난 총선에서 새미래는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며 “총선 이후 반성과 성찰을 통해 근본적 재창당으로 가고자 했지만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틀과 관행에 머물러서는 새로운 길을 열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기존의 보수·진보 진영이 권력 투쟁에 몰두한 나머지 민생을 돌보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하고 “민주화운동,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그 정치적 자산에 기대 안주해온 것은 아닌지 저부터 돌아보겠다”고 했다. 또 “대결과 무능의 정치를 혁파하고 민생과 미래를 위한 정치 대전환의 길을 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당은 김 의원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기색을 애써 억누르려는 표정이다. 그가 지난 총선 때 새미래를 창당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러브콜에 응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데 대한 고마움과 마음의 빚이 있어서다. 당내 유일 현역 의원인 그가 당 운영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여건을 조성해주지 못한 점에 대한 미안함도 교차하는 기류다.

 

새미래 관계자는 “김 의원이 총선 직후부터 탈당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본인이 당대표로서 전권을 부여받는다면 남아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그를 단독 대표로 추대하지 못한 점도 (김 의원 탈당에) 작용했다”고 했다.

 

새미래는 당시 당헌·당규에 따라 최다 득표자가 대표, 나머지가 책임위원(최고위원)을 맡아 공동 지도체제를 꾸렸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대를 앞두고 김 의원의 뜻을 접했으나 ‘당헌·당규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이석현 전 비대위원장의 원칙론이 확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원외 정당이 된 새미래는 전병헌 대표를 구심점으로 기존 거대 양당과 차별화한 행보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다. 문재인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김부겸 전 총리가 ‘이재명 민주당’ 비판으로 공개 행보를 재개함에 따라 이 전 총리가 언제까지 잠행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