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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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의 40-40 도전의 결말은? 해피엔딩 아니더라도 역사상 가장 찬란한 3년차 시즌

이제 남은 기회는 딱 3경기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40홈런-40도루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KIA 3년차 내야수 김도영(21). 과연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내며 극적으로 40홈런-40도루의 고지를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6일 현재 김도영은 38홈런-40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는 다 채웠다. 팀 내부에서도 부상 방지를 위해 도루 금지령을 내렸다. 남은 건 홈런 2개뿐이다.

 

김도영의 40-40 도전은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 덕분에 가능한 결과다. 40-40 도전까지 걸어온 길부터가 역사였다. 김도영은 지난 4월25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선수에 등극했다. 여세를 몰아 김도영은 지난 6월23일 광주 한화전에서 KBO리그 통산 다섯 번째로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지난달 15일 고척 키움전에선 KBO리그 통산 아홉 번째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기록의 순도는 9번의 30-30 클럽 중 가장 높았다. 20세10개월13일의 나이로 최연소, 111경기만에 달성해내 최소 경기 30-30이었다.

 

3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30-30 클럽 가입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40홈런-40도루 고지 정복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로 출범 43년째를 맞는 KBO리그에서 40홈런-40도루를 기록해낸 선수는 2015년의 에릭 테임즈(당시 NC, 47홈런-40도루)가 유일하다. 국내 선수 중에는 아무도 없는 만큼 김도영의 기록 달성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IA 구단 내부에서도 김도영의 40-40 도전을 밀어주고 있다. KIA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김도영의 타순은 3번에서 1번으로 바뀌었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라는 이범호 감독의 배려다. 수비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3일 광주 삼성전에선 지명타자로 출장하기도 했다.

최근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최근 3경기에만 11타수 7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이 0.350까지 올랐다. 3경기밖에 남지 않아 이제는 홈런을 때리기 위한 스윙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김도영은 차분하게 안타를 생산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잔여 경기 일정도 김도영에겐 괜찮다. 27일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한 뒤 28일 부산 롯데전, 30일 광주 홈에서 NC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세 팀 모두 가을야구는 탈락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총력전을 펼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투수 운용 등에 있어 평소보다는 느슨해질 수 있다. 김도영으로선 좀 더 상대하기 편한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사직야구장은 김도영의 홈인 KIA챔피언스필드보다 파크팩터가 더 높은 야구장이라 홈런을 생산하기에 더 용이하다. 실제로 김도영은 원정에서 22홈런(69경기), 홈에서 16홈런(69경기)으로 원정에서 홈런을 더 많이 친 선수다. 특히 대전에서는 8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친 만큼 대전에서 2홈런을 몰아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과연 김도영의 40-40 도전 드라마는 어떤 결말로 끝나게 될까. 해피 엔딩이 아니어도 좋다. 이미 김도영은 타율 0.350(532타수 186안타) 38홈런 107타점 141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77로, KBO리그 역사상 3년차 선수 중 가장 위대하고도 찬란한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