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서울의 브루클린, 세계서 가장 멋진 동네 4위 오른 '이곳'

패션, 음식, 문화, 여가 등 다양한 요소 어우러진 동네
타임아웃 홈페이지 갈무리.

 

성수동이 영국의 유명 여행·문화 정보 잡지 '타임아웃'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위에 올랐다.

 

타임아웃은 25일(현지시간) 올해의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World's Coolest Neighbourhood) 38곳을 발표하였으며, 그 중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아웃은 성수동을 “한때 가죽, 인쇄, 제화 산업의 중심지였다가 서울의 가장 창조적인 동네 중 하나로 탈바꿈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성수동이 과거의 산업 중심지에서 현대적인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타임아웃은 성수동을 “서울의 브루클린”이라고 평가하며, 붉은 벽돌로 된 창고와 오래된 공장, 선적 컨테이너가 가득한 이곳이 이제는 최신 유행 카페와 부티크, 갤러리로 가득 차 있다고 묘사했다. 이는 성수동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숲길 일대 붉은벽돌 거리 모습. 성동구 제공

 

브루클린은 뉴욕의 공장지대였는데 1980년대에 들어 제조업의 쇠퇴와 함께 이 지역은 한때 낙후됐었으나 199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이들은 브루클린에서 새로운 문화의 물결을 형성하였고, 힙합 음악의 유행과 함께 이 지역은 신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하게 됐다.

 

브루클린과 성수동 모두 지리적으로 큰 강과의 단절이 있어, 외부와의 연결이 제한되면서도 그 자체로 독특한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게 됐다.

 

브루클린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 중 성수동을 경험한 이들은 이 두 지역의 유사성에서 묘한 향수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방탄소년단의 멤버인 슈가도 브루클린을 방문했을 때 “여기 성수동 같지 않냐?”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성수동은 특히 패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타임아웃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인 키스(KITH)의 첫 번째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와 국내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의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를 예로 들면서 성수동의 상점들을 소개했다. 

 

성수동을 방문하려는 이들에게는 다양한 추천 코스도 제안했다. '비아트 성수'나 '슈퍼 말차'에서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 뒤, 빈티지 및 중고 상점과 부티크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며, '할머니의 레시피'에서 점심을 즐기고 '맥파이 앤 타이거'에서 차를 마시는 경험을 강조했다. 

 

또한 성수동 인근의 뚝섬 한강 공원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화려한 조명 행사인 '서울 드론 쇼'가 열리며, 이는 성수동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성수동은 패션, 음식, 문화, 여가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복합적인 매력을 가진 동네이다.

 

타임아웃은 2018년부터 매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를 선정해왔으며, 올해의 1위는 프랑스 마르세유의 '노트르담 뒤 몽'이 차지했다. 이 동네는 예술가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그라피티가 그려진 골목길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위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메르스 술탄', 3위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페레레난'이 선정됐다.

 

타임아웃의 여행 에디터인 그레이스 비어드는 “올해 목록에 오른 동네들에는 먹고 마시기 좋은 장소와 유행을 선도하는 문화, 거리, 번성하는 공동체 등 여러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성수동이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