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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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30조… 2년 연속 역대급 ‘세수 펑크’

기재부, 세수 재추계 결과

법인세 14조 덜 걷힌 게 원인
당초 367조서 337조로 하향
최상목 “세수 오차 반복 송구”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가 계획한 예산보다 30조원가량 적게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56조4000억원의 세수결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펑크’가 현실화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반등)의 경기 흐름을 예상했지만, 하반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법인세가 14조원 이상 적게 들어온 게 ‘치명타’가 됐다. 세수가 계획보다 적게 걷히면서 불용 증가나 회계·기금 전용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는 세수결손 보전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작년처럼 지출사업 관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세수결손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와 논의 후에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국회의 고유 권한인 예산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잇단 감세 정책에 따른 국세수입 감소 우려를 감추기 위해 세수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재실장(오른쪽)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 대응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26일 기재부가 공개한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방향’을 보면 올해 국세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부가 당초 확정한 예산 367조3000억원 대비 29조6000억원 준 것이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발생한 작년 국세수입(344조1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세수 예측은 4년 연속 크게 빗나갔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본예산 대비 세수가 각각 61조4000억원, 52조6000억원 더 들어오는 ‘초과 세수’ 사태가 발생했고, 2023년(56조4000억원)과 올해(29조6000억원)에는 대규모 ‘세수펑크’ 사태가 빚어졌다.

 

세목별로는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2022년 대비 44.2% 감소한 영향으로 법인세가 당초 전망한 77조7000억원보다 14조5000억원 준 63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 국내총생산(GDP), 자영업 경기에 좌우되는 종합소득세 역시 예산(23조1000억원) 대비 4조원 감소한 19조원 들어올 것으로 예측됐다. 자산시장 부진도 세수결손의 원인이 됐다. 건설투자 부진과 토지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가 예산 대비 6조원가량 줄 것이라고 기재부는 내다봤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