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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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이 추적하니…“5000만원 대리 출산” 13년 만에 발각

‘대리모’를 구해 아이를 출산한 뒤 돈을 건네 받은 불임부부와 대리모, 브로커 등 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 북부경찰서. 연합뉴스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 혐의로 대리모 30대 여성 A씨와 대리출산을 의뢰한 50대 남성 B씨 부부 등 3명을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와 B씨를 연결한 대리출산 브로커 50대 남성 C씨도 같은 혐의로 송치했다.

 

A 씨는 지난 2011년 4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B 씨 부부의 아이를 출산해 이들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불임을 겪던 B 씨 부부는 온라인 난임 카페에서 알게 된 브로커 C 씨를 통해 A 씨에게 출산을 의뢰하고 계약을 맺었다.

 

A씨는 출산 직후 병원에 아이를 둔 채 행방을 감췄으며 부부는 A씨의 보호자 행세를 하며 병원에서 아이를 데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냉장고 영아 시신 등을 계기로 보건복지부가 출생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13년 만에 이들의 범행이 발각됐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으면 임시 신생아 등록번호가 생기는데, A 씨가 아닌 B 씨 부부가 출생신고를 하면서 이 번호를 누락했다.

 

등록번호는 있지만 매칭되는 아이가 없는 점 등을 이상히 여긴 광주 북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부는 행정기관에 “집에서 낳았다”고 속여 출생신고를 했지만, A씨가 출산하면서 병원에 남은 임시 신생아 번호와 일치하는 출생신고 기록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래된 사건이지만 A씨가 브로커의 인적 사항을 기억하고 있었고, 당시 작성했던 친권포기각서 등으로 미뤄 혐의도 인정됐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