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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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만난 트럼프 “이제는 전쟁 끝내야 할 때”

푸틴과의 좋은 관계 거듭 강조
“우크라 방문할 것” 약속하기도

미국을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종전을 위한 구체적 조건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회담했다. 젤렌스키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22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회담을 시작하기 전 트럼프는 자신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관계가 아주 좋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 문제는 신속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후에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는 전쟁이 끝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또 공정한 거래(fair deal)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선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뿐더러 제3차 세계대전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는 그가 말한 ‘공정한 거래’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회담 전 기자들로부터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도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답변을 피하고 함구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미국을 찾은 젤렌스키의 행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감지된다. 그가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에 있는 포탄 공장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크랜턴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다. 또 펜실베이니아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대표적 경합주다. 트럼프보다 하루 앞선 26일 젤렌스키와 만난 바이든, 그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의 참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대대적 군사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날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 방문을 초청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렇게 하겠다”(I will)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