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도심에서 일면식(이상 동기 범죄)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살해된 10대 여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사건 현장에 마련됐다.
순천시는 숨진 A(18)양을 추모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29일 새벽 조례동 지하차도 옆 사건 현장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10월 1일까지 3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천막이 설치된 분향소에는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국화꽃과 분향대가 마련됐다. 비보를 전해 들은 시민들은 분향소에 국화꽃 등을 놓고 추모글을 남기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주변에는 ‘열일곱 살 빛나는 생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시민들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건 발생 이후부터 놓여져 있던 국화꽃과 딸기우유, 과자, 젤리 등도 수북이 쌓여 있다.
추모객들이 남긴 글귀에는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그곳에선 부디 행복하길’, ‘편히 걱정 없이 살길’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을 뒤돌아보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더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0시44분께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길을 걷던 A양은 뒤따라오던 30대 남성 B씨에 의해 살해됐다. 사건 당시 A양은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준 뒤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양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광주지법은 지난 28일 B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