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공습으로 28일(현지시간)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사진)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32년 이끌고 키운 상징적인 존재다.
나스랄라는 1960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동쪽 부르즈 하무드 난민촌의 이슬람 시아파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15살 때 시아파 정당인 아말(희망)운동에 가입했고,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 이란 주도로 창설된 헤즈볼라에 합류했다.
1992년 2월 헤즈볼라 공동 창립자인 압바스 알 무사위가 이스라엘의 헬기 공습으로 사망하자 나스랄라는 32세의 어린 나이로 헤즈볼라의 수장인 사무총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후 무사위 사망에 대한 보복을 명령했고,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소녀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를 중동에서 가장 막강한 군사 민병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2000년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를 약 18년간 점령한 이스라엘군을 철군하게 만들었으며, 2006년에는 이스라엘 군인 2명을 포로로 잡은 채 이스라엘과 34일간의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당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승리를 선언하며 전쟁을 끝냈는데, 이 전쟁을 계기로 중동 전역에서 나스랄라와 헤즈볼라가 칭송받기 시작했다.
나스랄라 지도하에 헤즈볼라는 30여년간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 군사적으로는 장거리 미사일까지 보유한 군 조직이 됐고, 정치적으로는 레바논 정계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정당으로 성장했다.
나스랄라의 후임으로는 그의 사촌인 하셈 사피딘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사피딘은 집행위원장 의장으로 30년간 헤즈볼라 훈련 체계를 비롯해 재정 등 조직의 운영 전반에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