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마다솜(25·삼천리)은 지난해 6월 한국여자오픈과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우승권을 맴돌다 정규대회 53번째 대회인 9월 읏맨오픈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톱10 성적이 두 차례에 그치며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던 마다솜이 윤이나(21·하이트진로)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저지하고 통산 2승을 달성했다.
마다솜은 2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712야드)에서 열린 투어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로 무려 11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마다솜은 윤이나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
KLPGA 투어에서 9타 차 우승은 2000년 이후 최다 타수 차 우승 타이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1982년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이 KLPGA 선수권에서 달성한 20타 차 우승이다. 구 전 회장은 1982년 14타 차, 1981년 13타 차 우승을 기록하며 이 부문 2, 3위 기록도 갖고 있다. 마다솜의 9타 차 우승은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김효주, 2017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승현과 함께 최다 타수 차 우승 역대 공동 4위에 해당한다.
이날 윤이나 등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마다솜은 2번 홀에서 약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3번 홀 버디에 이어 4번 홀에서는 약 70m 거리에서 샷이글을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마다솜은 후반홀 들어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섰다. 10∼13번 홀에서 4개 홀 연속 버디쇼를 선보이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11번 홀(파4)에서 10m 버디 퍼트가 들어갔고 12번 홀(파4)에서도 8m 가까운 중거리 퍼트를 떨궜다. 이어 16∼18번 홀에서 다시 3개 홀 연속 버디를 떨구며 두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윤이나는 시즌 네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첫날부터 선두를 달린 윤이나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2개로 두 타를 줄였지만 마다솜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이다연에게 연장 패배를 당해 준우승한 이민지가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해 P K 콩끄라판(태국)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상금 2위 윤이나는 상금 1억6500만원을 받아 상금 1위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에 이어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공동 5위에 오른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도 시즌 상금 1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하나금융그룹)는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단독 10위(6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올해 8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후 메이저대회 AIG여자오픈과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을 쓸어 담아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으나 톱10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리디아 고는 전날 3라운드까지 공동 25위에 머물다가 순위를 끌어올리는 뒷심을 발휘했다.
리디아 고는 경기 후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해 너무 좋았고, 첫날부터 팬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했다”며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는 것이 오래 걸렸다. 그린 스피드감이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잠시 미국에 돌아갔다가 10월17일 경기 파주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을 위해 다시 방한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 팬들은 골프를 워낙 사랑하시고, 여자 선수들도 많이 응원해주시니까 저도 조금 더 잘 치고 싶은 욕심이 나고 감사한 마음도 느껴진다”고 인사했다.
2022년 이 대회 우승자 김수지는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이날 3타를 잃는 샷 난조에 빠져 공동 11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