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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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 대표…김건희 여사 첫 전시 설계도 담당

관저 수의계약 논란 ‘21그램’ 대표
2012년 코바나 첫 기획전시회서
디자인 총괄… 이후 수차례 협업
金여사 친분 특혜 수주 의혹 고조

대통령 관저 공사 일감을 수의계약으로 따내 논란이 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김태영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첫 기획전시회 때부터 김 여사와 협업해온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김 여사와 21그램 간 친분을 보여주는 추가 정황이다. 21그램은 김 여사와의 친분에 힘입어 관저 공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22년 9월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뉴시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는 2012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자체 기획전시회를 열었다. ‘에펠탑의 페인트공-마크 리부 사진전’이었다. 김 대표는 당시 전시장의 디자인 설계·시공을 담당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그때 ‘비타민디자인’이란 업체의 디자인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이후로도 이 회사 소속으로 있으면서 ‘피영전’(2013년), ‘점핑 위드 러브전’(2013∼2014년), ‘마크 로스코전’(2015년) 등 김 여사 측 기획전시회 디자인을 총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제418회국회(정기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과 관련 의사진행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김 대표는 2015년 비타민디자인에서 퇴사한 뒤 21그램을 창업했다. 21그램은 김 대표가 비타민디자인 시절 관여했던 ‘마크 로스코전’ 관련 업무를 자사 실적으로 홍보했다.

 

김 대표가 기존 회사에서 독립하자 김 여사 측의 일감도 21그램으로 갔다. 21그램은 김 여사 측의 ‘르코르뷔지에전’(2016년)과 ‘자코메티전’(2017년)에 협찬 및 전시장 디자인 등으로 관여했다. 2018년에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6∼9월 열린 ‘야수파걸작전’에도 협찬했다고 한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시스

감사원은 관저 공사 관련 감사 기간을 이례적으로 7차례 연장한 끝에 지난 12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서 21그램의 수의계약 방식 일감 수주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1그램이 김 여사와의 친분으로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은 밝히지 못했다. 이 밖에 관저 드레스룸, 사우나 증축 관련 공사 내역을 보여주는 준공도면이 발주처인 행정안전부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관저 공사 의혹과 관련해 김 대표를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양 의원은 “예산의 3배 가까운 35억원의 관저 공사를 긴밀한 협력관계로 의심되는 21그램 김씨에게 맡겼다는 지적이 불가피한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