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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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3분기 ‘한은 마통’서 152조 빌려 썼다

역대 최대 규모… 이자만 1936억 달해
“공무원 월급용 일시 차입 활용 의혹”

정부가 올해 1~3분기 한국은행에서 152조6000억원을 빌려 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한국은행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 대출받은 뒤 갚지 않은 잔액은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난 1~3분기 9개월 동안 152조6000억원을 빌렸다가 142조1000억원을 갚았다.

올해 3분기 말 누적 대출 규모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지난해 일시 차입 규모 117조6000억원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올해 들어 3분기 말까지 일시 차입 횟수도 75회에 달해 지난해(64회)를 뛰어넘었다.

올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93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지난해 연간 이자액(1506억원)을 웃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 제도를 많이 이용할수록 돈을 쓸 곳(세출)에 비해 걷은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임 의원은 더불어 정부가 극심한 세수 부족으로 공무원 월급 지급에 일시 차입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12일까지 차입 내역을 보면 전체 68회 중 26회(38%)가 공무원 월급 지급일 하루나 이틀 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기획재정부는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라 월급 지급일 1~2일 전에 각 기관에 급여액을 보낸다는 게 임 의원의 설명이다.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