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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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에 힘받은 中 관련 ETF 수익률 ‘껑충’

자금 유입 中 증시 급반등 영향

9월 국내 ETF 상위 33개 종목 ‘싹쓸이’
평균 수익률 28.19%… 1위는 72.46%

전 거래일 중국 지수 최고 11% 치솟아
증권가 “중국판 FOMO 투자자가 견인”
“경기 흐름 바꾸기엔 역부족” 지적도

지난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익 상위 종목은 중국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그간 외면받던 상하이·선전·홍콩 주식시장이 급반등한 영향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0일 국내 ETF의 수익률 상위 종목 33개는 모두 중국 관련 종목으로, 평균 수익률은 28.19%에 달했다.

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차이나 항셍테크 레버리지(합성H)’로 72.46% 급등했다. 이 상품은 홍콩 증시 상장사 중 기술기업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를 2배 추종한다.

2위는 미래에셋운용의 ‘타이거 차이나 전기차 레버리지(합성)’로 62.28% 상승했는데, 이 상품은 중국이나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기차 산업 종목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한다.

3위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코세프(KOSEF) 차이나A50 커넥트 레버리지 MSCI(합성H)’로 40.11% 올랐다. 중국 본토 A주 시장을 대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차이나A50 커넥트 지수’를 2배로 추종한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23일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를 계기로 급등하는 중이다. 중국 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해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하는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증시에도 자금이 쏠렸다.

중국 국경절(1∼7일) 연휴 휴장을 하루 앞둔 전날에도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48% 뛴 4017.85로 마감했다. 상승폭은 2008년 이후 최대였다. 주간 상승률 역시 15.7%로, 2008년 11월(15.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8.06%, 10.93% 폭등했다.

그간 순유출 규모가 커지던 추세인 중국 본토 증시는 부양책이 발표되자 곧바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계기로 달러 대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다수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자금이 지속해서 유출된 탓에 중국 당국이 지난 8월부터 외국인 자금 유입 데이터를 비공개로 전환한 만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대규모 해외 자금이 들어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씨티은행을 인용해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로 기록적인 고객 유입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권가는 ‘지금 투자를 안 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중국판 포모(FOMO·소외 공포증) 심리가 이 같은 매수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는 새 호재가 없는 날에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휴장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포모 투자자들이 증시 흐름의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경기 부양책에도 중국의 내수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박임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대규모 설비 교체와 세부적인 산업 지원정책이 발표됐지만, 규모 차원에서 부양 효과가 전체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중국 정부의 금융 지원책에도) 유동성 함정 상황에서 통화량 증대를 통한 수요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수혜까지 고려하면 홍콩 증시의 반등 여력이 중국 본토 대비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