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를 떠나 ‘쿠팡맨’으로 전업했던 그룹 태사자 출신 가수 김형준(47)이 배송 기사 수입을 공개했다.
1일 김형준은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쿠팡맨(쿠팡에 소속된 배송기사)으로 일하게 된 계기와 월수입 등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김형준은 지난 3년간 거의 쉬는 날 없이 새벽 배송을 해왔다. 그는 자신의 쿠팡맨 생활이 연출된 것으로 오해받은 것에 “진짜 이것만큼은 내가 진짜라고 할 수 있다. 저 3년 동안 진짜 힘들게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슈가맨’ 촬영할 때도 작가님들이 사실 되게 놀랐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 해서 제가 덤덤하게 저 쿠팡 배송한다고 그랬더니 되게 놀라시더라”며 “혹시 이거 방송에 나가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 내가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냥 내가 하는 일이 그거니까 그래서 제가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수입에 대해 그는 “요새는 비닐 포장된 물품이 650원, 박스 포장된 물품이 800~850원이지만, 초창기에는 비닐 포장, 박스 포장 모두 2500원이었다. 제가 한창 열심히 할 때는 새벽 1500원, 낮에는 1000~1200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하루 200~300개씩 한 달 내내 열심히 하면 기름값 빼고 대충 제가 얼마 정도 가져갔는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평균 배송 단가를 건당 1200원으로 잡았을 때 하루 250건씩 월평균 25일 근무했다고 가정하면, 쿠팡맨으로 일할 당시 김형준의 월수입은 약 750만 원이다.
쿠팡맨 생활에 대해 김형준은 “돈도 많이 벌었는데 확실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었다“며 “(가수 활동 시절보다) 오히려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은 1997년 태사자로 데뷔해 ‘도’, ‘타임’, ‘회심가’, ‘애심’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방송을 통해 태사자 활동 이후 힘든 시간을 겪었음을 털어놨다. 그러던 중 마음을 고쳐 먹는 계기가 생겼다고.
그는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한 외국인 부부와 만났다. 은퇴하며 남미에서부터 캠핑카를 타고 쭉 올라온 분들인데, 저한테 같이 여행하자고 제안했다”라며 “저도 모르게 그 부부를 따라갔다. 샌프란시스코까지 이틀 동안 부부 차를 타고 갔는데, 그 이틀이 저를 바꿨다. 노부부의 삶을 보면서 행복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전까지 ‘벤츠 타고, 강남 40평 아파트에 살고 옷도 좋은 걸 입어야 인생이지’ 생각했던 게 많이 바뀌었다”라며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그냥 열심히 살면 어떻게든 따라오겠지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김형준은 최근 쿠팡맨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예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서 최대한 저의 신분을 숨기고 일하고 있다. 직원 3명이 있고, 주중에는 매일 출퇴근한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