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5일 김 여사가 자신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달라”며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명씨는 “(나를 구속하면) 한 달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명씨가 폭로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친오빠”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되레 “김 여사 친오빠도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며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명씨가 대통령실과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명씨가 이날 페이스북에 게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며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또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며 “아무튼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요”라고 명씨를 치켜세웠다. 명씨는 이에 대한 자신의 답변 내용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대화는 명씨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메시지에 김 여사가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라고 답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명씨는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명씨 관련 대응을 삼가던 대통령실은 “명씨 카카오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즉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며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친오빠는 부동산 개발회사 이에스아이앤디(ESI&D) 대표인 김진우씨다.
그러나 명씨는 대통령실과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명씨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친오빠는 정치적인 내용을 모른다”며 “정치적인 걸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대화에 언급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저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외에)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야권에선 “대통령실 해명대로 김씨(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한 것이라면 사태는 더 복잡해진다”(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 “친오빠의 국정 개입도 의심해야 하는 것”(민주당 백혜련 의원)이라며 의혹 키우기에 나섰다. 앞서 민주당은 김씨가 공식 직함 없이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고, 정권 초기에는 대통령실 공식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도 짙어지는 상황이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명씨가 대선 경선 기간에 강혜경씨에게 윤 대통령 보고 목적의 비공표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다고 명씨의 통화 녹취와 강씨의 주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강씨는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고 밝힌, 의혹의 핵심 폭로자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보시기에 안 좋은 일들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조치들을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를 이끌었다는 주장에 대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