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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초음파로 치매 치료 ‘최초’ 입증… “뇌순환 촉진, 치료 안정성 확인” [건강+]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집속초음파로 뇌척수액 순환 촉진 입증

뇌는 움직임과 행동 대부분을 담당하고, 지식과 정보, 감정, 기억, 추론 등 인간의 모든 정서적 기능과 연관돼 있다. 이 때문에 심장과 함께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기관으로 꼽힌다. 그만큼 활동량이 다른 기관보다 많기 때문에 많은 양의 노폐물이 쌓이는 곳이기도 하다.

 

뇌척수액은 이 노폐물을 주변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제거하는데, 문제는 이 뇌척수액의 순환에 장애가 생겼을 때다.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무서운 병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소혈관질환 등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이 된다. 

 

최근 이 난치병에 치료길이 열렸다. 집속초음파를 활용하면 뇌척수액 순환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단 사실이 처음으로 증명된 것이다. 집속초음파는 뇌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치료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김재호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김선광 교수 공동연구팀은 ‘경두개 집속초음파를 통한 뇌척수액 순환 향상: 실시간 생체 내 이광자 및 광시야 이미징 입증’ 연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생쥐모델에서 집속초음파 그룹과 대조군을 나눠 비교했고, 형광염료를 통해 뇌척수액의 흐름을 확인했다. 분석결과 집속초음파를 적용한 그룹에서 뇌척수액의 유입 면적과 형광 염료의 강도가 현저하게 증가해 더 많은 양의 뇌척수액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속초음파 자극 후 뇌혈관 주위 공간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을 나타내는 형광물질이 증가한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뇌척수액의 뇌 내 노폐물 제거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세입자 추적 실험에서도 집속초음파가 적용된 후 더 많은 미세입자가 관찰됐다. 입자들의 평균 속도 역시 집속초음파 적용 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호 교수는 "집속초음파에 따른 뇌 조직의 손상을 검사한 결과 어느 부위에서도 세포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뇌혈관장벽 누출도 일어나지 않아 치료의 안정성을 확인했다"며 "뇌척수액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서 집속초음파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Brain Stimulation’ 9월호에 게재됐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