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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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재계 “협력 확대해 ‘새로운 한·일 60년’ 만들어 나가자”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만난 양국 재계는 미래지향적으로 상호호혜적인 ‘새로운 60년’을 설계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18일 ‘제31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양 단체가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지속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18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앞줄 오른쪽 일곱번째)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여덟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아홉번째) 등 제31회 한일재계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한일재계회의는 양국 민간 경제계 최고위급 회의로 1983년 출범한 이래 정례적으로 개최해왔으며, 한일 경제협력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제언을 해온 바 있다. 류진 한경협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7명,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일본 기업인 7명이 참석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공동성명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20개국(G20), 주요7개국(G7) 등에서의 한·일 간 협력을 위한 노력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노력 △안정적 공급망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협력 △신생산업 등에서의 국제표준 마련 협력 △한·미·일 경제협력 강화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에 있어 고도 인재 활용협력 △스타트업 협력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다양한 세대·분야 협력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양국 경제계는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오사카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류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순(耳順)을 맞은 양국 관계는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으며, 공동 번영의 미래로 달려나갈 채비를 갖췄다”며 ”새로운 60년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양국 경제인들은 지혜롭고 진지하게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지방 소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직면한 문제의 해결은 물론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함께 주도해 나갈 협력 방안 구상도 필요하다”며 “인재 양성, 기술 개발, 표준 도입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G7, G20, OECD 협력의 틀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쿠라 회장은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협력과제로는 중요물자 공동조달과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지원, 스타트업 협력포럼 및 교사교류와 같은 인적교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양국 경제계 간 긴밀한 협력을 당부하였다. 안 장관은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양국 경제인들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고, “지금의 한·일 협력 모멘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정부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양국 경제계의 협력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2025 APEC 정상회의(경주), 2025 엑스포(오사카)를 통해 한일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는 한편 △경제안보 협력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통한 글로벌 녹색성장 선도 △글로벌 사우스 등 제3국 공동협력 등 분야에서 양국 경제계가 협력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국 재계는 이날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소 및 디지털 전환 협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 활동에 있어 탄소 저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의 생산, 운송 및 활용 등 전 분야에 걸쳐 협력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어 열린 ‘무역투자 분야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일 글로벌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한·미·일 협력으로의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점점 분절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은 서로에게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며,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글로벌 규범 제정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 발족한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를 플랫폼으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마지막 세션인 ‘미래를 위한 한일 협력(2025년 60주년 준비)’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특히 현재 한·일 인적교류가 미래세대인 1020세대와 기성세대인 50대 이상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각 분야의 허리 세대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 3040 세대 간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에 다양한 분야에서 3040 세대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양국 관계 구성을 활발히 나누기 위한 장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한편, 전날 개최된 환영만찬에서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참석해 한경협·경단련이 구상하는 ‘새로운 한일관계 60년’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