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고려아연 분쟁 ‘캐스팅보트’ 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장기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관련해 주주로서 의결권 행사는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사회적 가치 등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1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의 국정감사에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을 7.83% 보유하고 있다. 2년 전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장형진 영풍 고문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번에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할지 주목받고 있다.

 

MBK·영풍 측은 공개매수로 지분을 33.13%에서 38.47%로 늘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현재 지분을 33.9% 보유하고 있으며 유통주식 15%를 최대한 모두 매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지분을 최대한 키우려는 상황에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은 매우 중요해졌다. 

 

김 이사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및 주주총회 의결권과 관련해 “제가 당장 어떻게 답변할 수는 없고 정해지는 절차에 따라 향후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정해지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이 “사모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시 MBK파트너스를 뽑은 것처럼 수익성만 고려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는 “저희들이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MBK·영풍 측은 공개매수 절차가 끝나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이사장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시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도입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질의에는 “정부는 금투세 폐지 입장으로, 국내 증시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라 부를 이루기 힘든 상황에서 금투세가 젊은 세대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하며 금투세가 장기투자를 저해하는 측면, 개인과 법인을 차별하는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답변에 “사견을 말씀드리는 것이며 공단의 이슈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