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함으로써 현대전의 경험을 쌓고, 무기 성능을 시험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각)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북한 군대가 오랫동안 바라던 것을 제공하고 있다”며 “새로운 무기와 현대전에 대한 준비 상태를 시험할 기회”라 전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은 “수십 년 만에 치르는 전쟁”이자 “장교들이 드론 사용 등을 포함한 현대전의 경험을 얻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NYT는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전쟁 경험은 없으나 우방국에 무기를 판매하며 군사적 지원을 할 기회를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베트남 전쟁,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등에 조종사를 파견했고, 2016년 시리아 내전에는 미사일 기술자와 2개의 소규모 전투 부대를 파견한 바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판매할 때 무기 사용을 돕는 인력뿐 아니라 전투 병력도 함께 파견하는 건 반복해서 나타나는 패턴”이라며 “전쟁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얻은 지식을 한국과의 전선에서도 어떻게 적용할지 연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KN-23 미사일은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KN-23이 가장 많이 사용될 주요 무기 중 하나일 것이라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총장은 “전장에서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는 해외에 무기를 판매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하는 것 이상으로 군 엔지니어와 군인도 파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직접적으로 전쟁에 개입하는 상황인 만큼 사실로 확인되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18일 통일부 김인애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유관기관과 함께 필요한 상황을 공유하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