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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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지금이 바닥일까… 대통령실 “위기는 맞지만”

한 때 ‘십만전자’를 넘봤던 삼성전자가 5만원대로 추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 바닥일 것”이라며 장기 보유를 목표로 추가 매수에 나선 사례와 “땅바닥을 넘어 지하가 있을 수 있다”며 관망하는 목소리가 혼재하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증권사 24곳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9만783원으로 전부 ‘투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 종가는 5만9200원으로 목표주가와 53.3%나 차이가 났다. 현재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는 ‘전무(全無)’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가 연중 최고가(8만7800원, 지난 7월9일)를 기록했던 7월까지 목표주가를 계속 상향 조정했다. 그러다가 실제 주가가 ‘6만전자’에 이르자 소폭 하향 조정했다가 현재도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그 사이 지난 8일 공개된 3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0조8000억원)를 2조원 가량 밑돌면서 ‘5만전자’가 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424만7000여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만전자’에 매력을 느끼며 추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오래 물릴 수 있다(주가 하락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개인 매수세가 아니라 기관∙외국인 매수세를 확인하며 들어가야 한다“, “배당만 보고 들어가기에는 다른 종목의 주가 상승폭이 더 커 기회비용을 치를 수 있다”며 관망하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인 반도체 부문 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위기설이 고조됐다. 당국도 이를 인정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연합뉴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삼성의 위기’라는 말에 크게 동의하진 않지만 주식시장의 평가와 삼성 내부에서 ‘위기론’이 나오는 걸 봤을 때 실존하는 위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기설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산업계에 어떤 위기가 닥친 것에 대한 상징적 현상”이라며 “(반도체 이후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을 때가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그간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새 산업에 흐름에 올라타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수석은 “그냥 위기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그룹이 바이오에피스나 바이오로직스에서 바이오 제조를 해낼 수 있었던 건 반도체를 통해 쌓은 공정 혁신과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