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육성과 투자유치, 미국 지방정부와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요약됩니다. 스타트업은 경제 운영의 틀을 바꾸기 위해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민생의 괴리가 큰 것인데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돌아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도내 스타트업들을 경제중심지 뉴욕 무대에 올린 5박7일간의 미국 동부 지역 출장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하얏트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만난 김 지사는 거의 반년 만에 오른 출장길에 대해 “대한민국 스타트업 중 3분의 1이 경기도에 몰려 있는데 기발한 아이디어로 경쟁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번에 함께 온 22개 기업의 창업자뿐 아니라 다른 많은 창업자도 미주지역 한인창업자연합(UKF) 등 젊은 선배 창업가들과 지속해서 관계를 맺어 성과를 냈으면 한다. 영감을 얻은 도내 기업들이 이곳 뉴욕증권거래소에 속속 입성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UFK는 1500여명의 한인 창업자가 참여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앞서 도 산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17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UKF와 교환했다. 도내 22개 유망 스타트업들 역시 맨해튼 W타임스스퀘어빌딩과 그레이스빌딩에서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설명회와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김 지사는 이번 출장에서 여주 친환경 복합물류단지와 평택 자동차·배터리 시험센터 설립이라는 2조1000억원대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그는 “실제 투자와 연결되느냐를 늘 고민한다”며 “회사·기관·지방자치단체와 실무 고위 협의 채널을 만들어 이를 구체화한다”고 말했다.
도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의 여주 물류단지는 7700여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1000억원 초기 투자를 확보한 유엘 솔루션즈 시험센터에 대해선 국내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유서 깊은 회사인 유엘 솔루션즈가 국내에 센터를 설립하면 국내 기업들이 전기차를 포함한 수많은 제품을 뉴욕까지 갖고 가지 않고도 성능·안전성 등을 평가받을 수 있다”며 “투자액수보다 큰 의미를 지닌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미국 동부 주지사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이라고 자평했다.
“버지니아·뉴욕주지사 모두 바쁜 일정에도 2∼3시간 떨어진 워싱턴이나 뉴욕까지 찾아와 만나는 성의를 보여줬습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뉴욕주의 캐시 호컬 주지사는 우리 식으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라 대화가 정겨웠고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얘기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8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버지니아주의 글렌 영킨 주지사와는 스타트업 협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유력 인사들과 쉽게 마음을 트는 비결을 묻자 김 지사는 “미리 이력서를 보고 ‘이런 거를 좋아하겠다’며 스포츠·출신학교 등 배경에 대해 공부한다”며 “예컨대 코네티컷 대학(유콘) 농구팀은 허스키스로 불리는데 이곳 출신인 세계 유수의 수소충전소 회장과 이를 화제로 대화를 이어가다 귀엣말로 즉흥적으로 1조원대 투자 제안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서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확장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는 김 지사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법을 고민 중이다. 그는 “탄소세 등을 도입해 취약계층에게 돌아가게 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