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을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추위를 모르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가을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독 심했던 늦더위로 인해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21일 서울시 모기 예보에 따르면 이날 '모기 발생 단계'는 2(관심)단계로 나타났다. 이는 야외에서 모기 활동이 관측되며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20% 이내로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모기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이달 셋째 주(14~20일) 7일 내내 모기 예보가 2단계로 나타났으나, 지난 2019년 같은 기간에는 일주일 모두 1(쾌적)단계였다. 1단계는 야외에서 모기 활동이 거의 없고,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올해의 유통업계에서도 모기 용품 판매 시기가 평소보다 늦춰지는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의 경우 한여름인 8월보다 9월의 살충제 매출이 10% 높았고, GS25는 비슷한 기간 관련 매출이 28.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보다 가을에 모기가 서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모기는 통상 9월 중순 이후 월동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해의 경우 추석까지 이어진 더위로 모기의 월동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계속되는 모기 기승에 불편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 모기 기승은 올해 유독 길게 이어진 더위로 모기 활동시기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늦더위로 모기가 더 오래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방역 활동 기간을 더 늘리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일반적으로 모기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야외에서 활동하기 힘들어진다. 모기는 살기 위해 따뜻한 공기를 찾아 돌아다니게 되는데, 어떻게든지 열기를 가지고 있는 건물 내부에 들어가려고 애를 쓴다고 한다.
최근 들어 야외공간보다 실내공간에서 모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된 이유다. 방충망과 창문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