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 이란, 북한이 지원하면서 이들 4개국이 미국에 적대하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들 반(反)서방 4개국의 공조는 당초 편의상 맺은 파트너십으로 시작했다가 더욱 강고한 군사협력관계로 발달하고 있어 안보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군 수천명이 이번 달 러시아에 도착해 훈련을 받았으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 배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드론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제공해 러시아를 돕고 있다.
중국은 정밀 전자부품과 공작기계처럼 민간용뿐만 아니라 무기 제조용으로도 쓸 수 있는 '이중 용도' 상품들을 러시아에 공급해 전쟁수행 능력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주 중국 회사 2곳이 무기 시스템 완제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는 이유로 공식 제재를 가했다.
이 4개국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미국과 서방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올해 7월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낸 국가방위전략위원회(CNDS) 보고서에서도 나왔다.
미 의회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국방전략을 평가한 이 보고서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을 "커지고 있는 악의적 파트너십의 축"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미국에 대한 적대의식을 공통으로 지닌 이들 국가 사이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이나 그 동맹국에 대한 위협이 증폭되며 그것도 한 지역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위협이 커진다는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북한군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하면서 "만약 (북한이) 공동교전국(co-belligerent)이라면 그들의 의도는 러시아 편을 들어 이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중국-이란-북한의 공조 강화는 핵무장이라는 면에서도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오랫동안 핵무기를 보유해 온 강대국이며 북한은 불법적으로 여러 기의 핵탄두를 만들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도 필요하다면 몇 주 안에 핵탄두를 조립할 수 있을 공산이 크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CNN은 또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남한에 대한 협박 수위를 높이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협력이 한반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러시아에 북한군 병력이 배치됐다는 정보가 입수된 후 남한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예로 들었다.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 수백만발, 단거리 탄도미사일, 병력 등을 보내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식량과 생필품 등을 받았을 공산이 크고, 미사일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주 개발 기술에 관한 지원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 4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서로 협력하려는 동기가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명확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CNN이 전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를린 소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소장인 알렉산더 가부예프는 이들 4개국의 관계들이 각국의 생존전략과 단기적·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른 '양자관계(bilateral relationship)의 집합'에 불과하다며 '4자가 대응을 모두 함께 조율하는 관계'는 아직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권위주의 정권들이고 모두 미국을 공통의 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점이 이들을 묶는 접착제(glue)"라고 설명하면서 이들 사이의 관계가 '4자간 협력관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들 4개국의 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범위를 넘어서서도 지속되고 서로 행동을 조율하는 확고한 4자 협력관계로까지 진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CNN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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