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행하는 전통시장·상점가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이 조직범죄에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온누리상품권 전국 매출 1∼3위가 모두 대구의 한 시장에 있는 채소가게였고, 그 중 한 곳인 마늘가게는 지류 온누리상품권 월매출이 63억원에 달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판매를 촉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전용 상품권이다.
장 의원에 따르면 1∼3위 세 가게 중 한 곳만 마늘가게로 실제 운영됐고 나머지 두 곳은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다. 세 가게 대표 모두 한 가족이었고, 이들은 매월 평균 192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했다.
장 의원은 “1∼3위 업체가 올해 올린 지류 온누리상품권 매출만 1000억원이 넘는다”며 “(유일하게 운영 중인) 마늘가게는 한 달에 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가게 중의 하나인 대전에 있는 성심당 본점이 한 달에 모바일, 카드, 지류를 모두 합쳐 온누리상품권 매출 약 3억원을 올린다”며 “그것의 수십 배 되는 점포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 “5억원 이상의 온누리 상품권 매출을 올리고 있는 15개이상 매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 장관은 “(장 의원이 지적한) 3개 업체는 불법 유통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이라며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전문가와 함께, 또 국세청의 힘을 빌려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장관은 또 장 의원이 ‘이런 문제를 중기부가 한 번도 점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당연히 관리돼야 하지만, 관리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퇴폐업소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로드뷰로 검색해보니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가입된) 상당수의 다방이 퇴폐업소로 의심된다”며 “국민 세금으로 할인해준 온누리상품권이 퇴폐업소로 나간다면 정말 관리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의 반대 논리가 ‘상품권깡’(상품권 환전)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온누리상품권깡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오 장관은 이에 “온누리상품권이 원래 취지대로 활용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