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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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성큼'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 이어갈까[KS]

KIA 타이거즈가 2024년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까지 단 1승 만을 남겨두며 대권 도전에 한 발 다가섰다.

 

42년 리그 역사에서 단일 팀 최다 우승 기록을 V11에서 V12로 경신할 것인 지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지난 11번의 타이거즈 'KS불패 신화' 역사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9-2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과 네일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는 전신인 해태를 포함해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가장 많은 11번 우승을 기록한 구단이다.

 

타이거즈의 우승 도전사는 리그 출범 원년 이듬해인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거즈와 MBC청룡은 숙명의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1차전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원년 홈런왕' 김봉연이 교통사고 부상에서 극적 복귀하며 4연승으로 구단 첫 우승을 거뒀다.

 

타이거즈는 1986년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과 '4년 만에 3할 복귀' 노장 김봉연의 투타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숙적' 삼성을 맞아 1차전 연장 11회말 김성한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거뒀으나 2차전에서 석패했다. 이후에는 신예 선발 김정수가 KS 3차전과 5차전 승리를 이끌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했다.

 

1987년 무대에서 타이거즈는 후반기 2위로 플레이오프 초반 OB에게 1승2패까지 몰리며 고전했으나 최종전에서 겨우 3승2패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먼저 진출해 기다리던 삼성과 다시 겨루게 된 타이거즈는 대구 원정 2연전을 모두 이기고 홈 3·4차전까지 승리해 통산 3번째 우승, 홈인 무등경기장 첫 우승을 이뤘다.

 

1988년 KS에서는 강팀 삼성을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에서 누르고 진출한 빙그레와 붙었다. 3차전까지 연승을 이어가다가 빙그레의 역습에 2연패를 당해 6차전에서야 통산 4번째 우승기를 들어 올렸다.

 

1989년에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서 태평양을 3연승으로 꺾고 KS에 진출했다. 대전서 열린 KS 1차전에서는 빙그레에게 0대4로 완봉패했다. 심기일전한 2차전부터는 내리 4경기를 승리, 당시까지 '1차전을 승리해야 우승한다'는 통설을 깼다. 통산 5번째, 1986년부터 이어진 4년 연속 우승으로 왕조 반열에 올랐다.

 

1991년에도 빙그레와 KS에서 만난 타이거즈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내리 4승을 쓸어담았다. 4차전에서는 9회초 1점 차로 뒤졌으나 장채근·이순철의 안타로 역전,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1993년 KS는 또 다시 삼성과 맞붙으며 '전통의 라이벌 매치'가 재현됐다. 대구 3차전에서 15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지만 무승부로 끝났다. 4차전까지 1승2패1무로 내몰렸으나 타이거즈는 5~7차전까지 3연승을 달리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996년 타이거즈는 선동열의 공백 속에서도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이종범을 앞세워 KS에 올랐다. 현대 선발 정명원에게 4차전에서 KS 최초 노히트 노런의 패배를 당했다. 2승2패의 균형 속에서 5·6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4승2패로 8번째 우승기를 걸었다.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1997년에는 LG를 상대로 4승1패로 서울 잠실구장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특히 2차전 패배로 승부처였던 3차전에서는 이종범이 연타석 홈런(6회·7회)을 때려내며 9번째 우승 선봉장 역할을 했다.

 

9번째 우승을 끝으로 타이거즈는 침체기를 겪었고 2001년 KIA로 팀명을 바꾼 이후에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9년에야 정규 시즌 1위로 KS에 진출한 타이거즈는 2000년대 '왕조'로 군림한 SK와 7차전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당시 나지완의 9회말 끝내기 홈런은 KS 최초 '7차전 끝내기 홈런' 기록으로 남았다.

 

2017년 타이거즈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선두 다툼을 벌인 끝에 리그 1위로 KS에 직행했다. '가을야구 DNA' 두산이 KS에 올라와 1차전을 이겼지만 2차전에선 선발 양현종이 KS 10번째 완봉승, 무실점 승리투수 기록을 세우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5차전까지 내리 4연승을 쓸어담으며 우승했다.

 

5차전에서는 2차전 선발이었던 양현종이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하는 투혼으로 1점차 리드를 지켜내기도 했다. 2017시즌 통합 우승, 11번째 우승이었다.

 

올해까지 타이거즈가 진출한 12번의 KS 중 가장 자주 만난 맞수는 공교롭게도 삼성이었다. 1986년, 1988년, 1993년, 올해까지 삼성과 총 4차례 맞붙었다.

 

타이거즈는 1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올해 31년 만에 정상에서 삼성과 또 다시 만났다. 현재까지 3승 1패로 KIA가 앞선 상황에서 오는 28일 광주에서 KS 5차전이 치러진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선 팀은 94.1%(17번 중 16번)의 확률로 5차전을 승리하며 우승한 바 있다.

 

반면 리그 역사상 KS 3승1패 열세를 뒤집은 유일한 팀은 삼성이기도 하다. 2013년 KS당시 삼성은 5~7차전을 내리 이기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뤘다.

 

KIA가 'KS에 진출하면 우승한다'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삼성이 두 번째 뒤집기 우승을 이룰 수 있을 지. 5차전의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