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투자를 미끼로 홀로 사는 고령의 삼촌을 꾀어 21억원을 뜯어낸 조카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채사업에 투자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삼촌 B씨를 속인 뒤 490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21억292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신용불량자인 A씨는 삼촌이 외국에 체류하는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 범행에 취약하고, 집안의 장손인 피고인을 의지하는 점을 악용했다. A씨는 삼촌으로부터 뜯어낸 돈을 유흥비와 코인 투자금, 사실혼 배우자를 위한 사치품 구매 등에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살고 있던 집을 매각하는 등 평생 노력으로 일궈 놓은 재산을 처분하는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죄책감 없이 수시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피해자는 이번 사건으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치매 증상이 발현되는 등 건강까지 나빠졌다. 범행 경위와 피해 정도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