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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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유·사산 휴가 5일→10일로 늘린다

정부, 저출생 극복 ‘드라이브’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 대상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검토 나서
경단녀 등 육아 관련 용어 변경도
30일 인구대책회의서 구체안 공개

정부가 현재 5일인 임신초기 유·사산 휴가를 10일로 확대하고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 국세 세무조사 유예를 추진한다. 최근 출생아 및 혼인 건수 상승 추세가 나타나자 이를 계기로 저출생 극복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실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신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유 수석은 “임신 초기 (11주 이내) 유·사산 휴가는 현재 5일로 신체·정신적 손상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10일로 휴가 기간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배우자 유·사산 휴가 제도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출생 대응 및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유 수석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이 국세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내년 1월부터 세무조사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확대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방침이 중소·영세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이들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유 수석은 “난임 시술 중 본인이 원하지 않았으나 시술이 중단된 경우에는 지자체 의료비를 계속 지원토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난자 채취가 되지 않아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없게 된 경우 그동안 지자체 지원분을 반환해야 했는데 관련 지침을 개정해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대책을 종합해 오는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육아와 관련해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용어 변경도 진행한다. 유 수석은 “육아휴직 대신 육아몰입기간, 경력단절여성 대신 경력보유여성으로 변경하자는 등의 의견이 있다”며 “사회적 의견을 수렴해 육아 관련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용어 변경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인구전략기획부 출범과 함께 인구전략 로드맵도 발표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구부 출범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과 관련해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야 협치가 재개되면 이른 시일 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적어도 정기국회 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올해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8월 기준 증가율로는 14년 만에 최고치다. 그간 감소하던 8월 출생아 수도 10년 만에 늘었다. 7월 출생아도 2만60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1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유 수석은 “합계출산율 반등의 희망이 보인다”며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혼인건수가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고, 8월 누계 기준 전년 수치를 넘어선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혼인과 출산의 시차를 고려할 때 출생아 수 증가가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 수석은 최근 출생·혼인 증가에 대해 “이번 정부 들어 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와 주거, 결혼 페널티 해소 정책 등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의 저출생 대응 정책이 강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