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그룹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회비를 납부한 데 이어 삼성과 LG가 회비 납부를 결정하면서 주요 4대 그룹이 한경협의 실질적 회원사가 됐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한경협 회비 납부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한경협 연회비 납부 요청에 따른 회비 납부’를 공시했다. 납부금액은 18억1000만원으로, 다음달 납부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핵심 계열사 4곳이 한경협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 계열사도 회비를 납부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계열사의 한경협 회비납부에 대해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며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렸다. 다만 당시 준감위는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관계사에 다시 한 번 권고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지난주 초 회비를 납부했다.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5개사가 참여했다.
4대 그룹은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을 탈퇴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이름을 바꿔 한경협으로 재출범했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협에 재합류했으나, 회비 납부를 두고 고심해왔다. 한경협은 지난 3월 말∼4월 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한경협이 요청한 4대 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가장 처음으로 지난 7월 초 회비를 납부했으며, SK그룹은 지난 8월 연회비 납부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