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화산체육관 옆에 자리한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휴일 이른 시간인데도 어림잡아 30여명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찾아 책상에서, 혹은 바닥에 누워 책을 보거나 만들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바닥에 둥근 우주선 모양의 놀이공간을 갖춘 공간 ‘우주로 1216’에서는 또래 아이들이 신나게 뒹굴거나 술레잡기를 즐기고 있었다.
꽃심은 2019년 말 전주에서 12번째로 문을 연 공공도서관이지만, 유일하게 학습실이 없는 책 놀이터다. 특히 우주로1216은 ‘트윈세대’(어린이와 어른 사이 세대로 대략 12∼16세인 연령대를 말한다) 눈높이에 맞춰 도서관을 놀이와 탐구, 체험을 진행할 수 있다. 공간 기획·설계부터 운영까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했다. ‘정숙’과 ‘학습’으로 대변되는 도서관의 고정 관념을 깨고 공공도서관 공간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0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전주에는 ‘개방형 창의 도서관’으로 부르는 이런 도서관이 수두룩하다. 도심은 물론 공원과 야산과 호수, 시청 로비, 심지어 도로 등 발길 닿는 곳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전주시는 2019년 ‘인문학 도시, 책 읽은 도시’를 지향하며 생활권 곳곳에 특색 있는 도서관을 집중 조성해 왔다. 그 결과 현재 공공도서관 12개소와 공·사립 작은도서관 및 특화 도서관 135개소 등 총 147개소가 분포하고 있다.
이런 전주시의 우수한 도서관 정책을 배우려는 국내외 기관·단체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본따르기(벤치마킹)를 위해 관내 도서관을 찾은 기관·단체는 국립중앙도서관을 포함해 167곳, 2567명으로 집계됐다. 벤치마킹 사례는 국내를 넘어 해외도 이어졌다. 미국 LA 한인회 청소년 대표단과 중국 칭다오시 공무원단, 몽골 바양주르흐구 공무원·교수단 등이 전주를 찾아 창의적이고 특별한 도서관 공간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