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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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10명 중 4명 “경기 침체 탓…하반기 취업 더 힘들어”

취업준비청년 10명 중 4명꼴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취업이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관련 경험이나 경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미취업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미취업 청년의 취업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1%가 올해 하반기 취업 환경이 상반기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8.6%였고, 개선됐다는 응답은 6.7%에 그쳤다.

 

취업환경이 악화했다고 느낀 이유는 경기 침체 지속(74.7%·복수응답)과 청년 실업 심화로 인한 일자리 경쟁 격화(71.0%)라는 답이 많았다. 

 

취업준비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직무 관련 업무 경험 및 경력개발 기회 부족(69.0%)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취업하고자 하는 일자리 정보 획득 어려움(52.3%), 직무 관련 자격증 취득 어려움(34.5%) 등 순이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도 ‘해당 직무 관련 일경험’(54.3%)였다. 

 

경총은 “청년들이 ‘직무 관련 일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으면서도 취업준비 과정에서 직무를 경험하거나 경력개발을 할 기회나 정보가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취업 청년의 일경험 희망 직무 분야를 보면 인문계열 전공자는 △재무·회계(22.8%) △마케팅·광고(20.0%) △인사관리·노무(15.9%), 이공계열 전공자는 △정보기술·소프트웨어(IT·SW·23.6%) △생산관리(19.5%) △연구·개발(R&D·17.8%)를 선호했다. 

괜찮은 일자리 판단 기준에 대해 청년들은 ‘워라밸 가능성이 큰 일자리’(59.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직원 복리후생·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일자리(54.2%)와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일자리(50.1%)라는 응답도 많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원 복리후생·복지제도와 고용 안전성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육아 부담 최소화, 출산·육아 친화적 근로문화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 연봉 수준(신입사원)은 3000만원대, 지역은 수도권이었다. 

 

응답자의 42.6%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공계열 전공자가 인문계열 전공자보다 활용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직장 내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에 따른 평가‧보상을 원하며 워라밸 등 개인의 삶도 중시하는 실리와 공정에 민감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이 일경험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지만, 취업을 준비하면서 직무를 경험하거나 경력개발을 할 기회나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업 주도 훈련 프로그램과 고용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우리 노동시장 규제를 정비하여 기업들이 청년 채용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