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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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는 순간 ‘꽈당’…“빙판길에선 보폭 작게 걸어야”

27일 올겨울 첫눈이 117년 만의 11월 최고 적설량을 기록한 서울 곳곳에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이럴 땐 발걸음을 재촉하다 빙판길에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노아 주의해야 한다.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인근에 눈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스

의료계에 따르면 뼈가 약한 고령자들은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잘 발생한다. 골절이 생기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욕창,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사전에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특히 겨울철 미끄러운 빙판길로 인해 골절상을 많이 입게 된다.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 껴입은 옷으로 인해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 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게 된다.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이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고관절이 골절 되면 체중을 견디지 못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돼 거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운동량이 줄고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폐렴,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방치할 경우 1년 내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한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다”면서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이 심각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빙판길 낙상사고를 피하려면 보폭을 작게 해 걷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이상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마치 펭귄처럼 무게 중심을 앞에 두고 짧게 뒤뚱뒤뚱 걷는 것이다. 신발 밑창이 평평하거나 닳았다면 바닥 표면과의 마찰력이 감소해 미끄러지기 쉽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평소 뼈의 강도를 유지하려면 뼈에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관절에 충분한 영향을 공급하고 근육과 인대에 활력을 되찾아주는 것이 좋다.

 

또 뼈 생성에 영향을 주는 칼슘이 많이 함유된 우유, 치즈 등 유제품,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는 만큼 적절히 햇빛을 쪼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엔 영양제로 챙겨먹을 것을 권한다. 커피, 담배, 술 등은 뼛속 칼슘을 빠져나가도록 해 줄이는 것이 좋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