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리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퇴근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대 18㎝가 넘는 눈은 1907년 10월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월 서울 적설 최고치다.
시민들은 퇴근길 혼잡에 대비해 발걸음을 서둘렀지만 주요 환승역과 버스정류장에 인파가 몰리면서 '귀가전쟁'은 심화하는 모습이다.
오후 4시 30분께 직접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선 직장인들이 이른 퇴근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광명시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5시 퇴근인데 퇴근길이 걱정돼 30분 일찍 나왔다"며 "내일도 출근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방역 인근으로 퇴근하는 직장인 한다예(24)씨는 "아침에 걸어서 출근하느라 신발이 다 젖었다"며 내일은 아예 버스 대신 걸어서 출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녹은 눈을 보며 "길이 얼어서 미끄러지면 바지가 젖을 것 같아서 내일은 바지도 챙겨야 하나 싶다"며 말했다.
오후 5시께가 되자 여의도역 인근 건물에서는 퇴근하려는 직장인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직장인들은 매서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고 질척해진 보도에 자칫 미끄러질까 조심스러운 걸음이었다.
한 직장인 동료들은 서로 헤어지며 "살아서 내일 만나자"고 인사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께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서 인천 방향 열차가 단전되면서 열차 운행이 중지되기도 했다.
청량리∼회기역 간 전기공급 장치 문제로 복구에 장기간 시간이 걸린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 가운데 시민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오후 4시 55분께 올림픽대로 김포방향(동호대교→한남대교) 6차로에서 전복 사고가 발생, 도로가 부분 통제되면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오후 4시 52분께에도 양재대로(길동사거리→천동초교입구) 4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역시 도로가 부분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9분께에는 경부고속도로 신길방향(서초IC→양재IC) 도로에서 낙하물이 떨어졌지만, 즉각 처리 작업을 진행해 현재 정상 소통 중이다.
서울 관악구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는 눈이 쌓여 차들이 1시간 넘게 갇혀있다는 시민들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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