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토네이도 캐시(TORN)가 미국 항소법원의 유리한 판결로 인해 하루 만에 500% 이상 폭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7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제5 연방 항소법원이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 조치를 권한 남용으로 판단한 뒤 토네이도 캐시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3.62달러에 머물던 토네이도 캐시는 불과 한 시간 만에 2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거래가 급증하며 역대 최고가인 41.42달러까지 치솟았다.
항소법원은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가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해 약 4억 5500만 달러(약 6359억 원)의 자금을 세탁한 사건과 관련해, 재무부가 토네이도 캐시 소프트웨어 자체를 제재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토네이도 캐시와 같은 믹서는 암호화폐를 여러 개로 쪼개 발신자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기술로, 거래 익명성을 보장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범죄 조직이 악용할 위험도 높아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8월 텍사스 연방 법원이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미 재무부는 2022년 8월 토네이도 캐시가 약 70억 달러(약 9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세탁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발표 당시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4억 5500만 달러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토네이도 캐시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었으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자체가 아닌 이를 악용한 개인과 단체가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폴 그로왈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도 범죄자가 암호화폐 기술을 악용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소수의 악의적인 사용자가 있다는 이유로 오픈 소스 기술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암호화폐 믹서와 같은 기술의 법적 지위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TORN의 급등세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어, 앞으로의 법적 공방과 시장 흐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