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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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계약 해지’ 뉴진스, ‘고마워’ ‘걱정말고 잘 자요’ 팬들에 메시지

소통 플랫폼 ‘포닝’에 한밤중 잇따라 메시지 올라와
민지는 ‘퇴사짤’ 이미지로 프로필 사진 바꾸기도
뉴진스 멤버들이 팬 소통 플랫폼 ‘포닝’에 올린 메시지. ‘포닝’ 캡처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한 걸그룹 뉴진스(NewJeans) 멤버들이 팬들과의 소통 플랫폼 ‘포닝’에 한밤중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포닝에는 28일 오후 11시58분쯤 혜인의 ‘우선 너무 고마워’라는 글이 올라왔다. 민지는 ‘걱정말고 오늘도 따뜻하게 하고 잘 자요’라고 적었고, 하니도 ‘We love you’라고 썼다.

 

민지는 프로필 사진도 변경했다. 바뀐 사진은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이라는 대사와 함께 속박에서 벗어나 후련하게 이별을 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퇴사하는 직장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로도 널리 쓰여 이른바 ‘퇴사짤’로도 유명하다.

 

어도어 전 대표이사 민희진과 비슷한 행보이기도 하다. 민희진은 지난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도 해지하겠다고 선언하며 공식 계정에 ‘퇴사’라고 적힌 종이를 든 토끼 캐릭터 이미지를 올렸었다.

 

뉴진스 멤버 민지의 ‘포닝’ 프로필 사진. ‘포닝’ 캡처

 

앞서 뉴진스는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스페이스웨어 삼성역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29일 0시부터 해지한다고 알렸다. 이들은 “오늘 업무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는 개선 여지를 보여 주거나 저희 요구를 들어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다니엘은 “전속계약이 해지되면 저희 5명은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것”이라며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민지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전속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며 “계약을 해지하면 전속 효력은 없으므로 저희 활동에는 장애가 없다. 앞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가처분 등의 소송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해린은 위약금과 관련해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활동해 저희가 위약금을 낼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났고, 당연히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강조했다.

 

뉴진스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걸그룹이 자신들의 콘셉트를 모방하고, 해당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며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이러한 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결국 보름이 지난 이날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하니는 “저희는 여기에 계속 남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남는다면)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적으로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어서 5명은 어도어에 남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계약 해지 배경을 밝혔다. 민지는 “가능하다면 민희진 대표와 함께해서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뉴진스가 팀명을 앞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혜인은 “저희 다섯은 앞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당분간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며 “그래도 저희의 뉴진스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뉴진스라는 이름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고, 다니엘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위해 싸우겠다”며 “이름이 어떻게 되든 ‘뉴진스 네버 다이(NewJeans Never Die·뉴진스는 죽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에서 열린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도어는 뉴진스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어도어는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전속계약 해지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받아쳤다. 계속해서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에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향후 일정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도어와 함께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2022년 7월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민희진 전 대표가 처음 제작한 걸그룹으로 데뷔한 뉴진스는 ‘어텐션'(Attention)’, ‘하이프 보이(Hype Boy)’, ‘디토(Ditto)’, ‘슈퍼 샤이(Super Shy)’ 등 히트곡을 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