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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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협력 확대하는 K방산…“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다진다”

방산업체들이 유럽 방산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유럽이 지역 내 무기 구매를 늘리기로 하면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8일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그룹과 글로벌 함정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밥콕 인터내셔널 그룹의 데이비드 락우드(David Lockwood) 총괄 회장 (왼쪽에서 세번째)과 한화오션 대표이사 김희철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글로벌 함정 수출 시장 진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제공

글로벌 방산업체인 밥콕은 2022년 폴란드 호위함 사업을 수주해 현지에서 건조 중이고, 향후 유지보수 분야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캐나다 해군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에 대한 유지보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밥콕은 이번 협약에 따라 캐나다, 폴란드 잠수함 수출을 위해 협력하고, 다른 글로벌 함정 수출 분야에서도 함께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6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밥콕 캐나다와 기술 협력 협약(TCA)을 맺었고, 올해 2월에는 폴란드에서 밥콕 인터내셔널그룹과 글로벌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팀 협약(TA)을 체결한 바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함정 플랫폼 건조 능력을 갖춘 한화오션과 후속 군수지원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밥콕 간의 협력에서 기대되는 시너지가 크다”며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글로벌 함정 수출 사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등 방산 분야 발전에 중대하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최근 밥콕과 ‘유럽 방산 수출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8일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유럽 방산 수출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관계자들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 조우래 부문장, 마크 골드삭 밥콕 총괄, 데이비드 락우드 밥콕 최고경영자(CEO).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양사는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사업화를 통해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KAI의 항공기 체계 개발·생산 기술력과 밥콕의 교육 훈련 서비스 경험을 결합해 유럽의 비행 훈련 시장을 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KAI의 고정익, 회전익 플랫폼수출 확대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KAI는 항공기 수출 마케팅 때 밥콕의 조종사 훈련 서비스를 연계한 패키지를 구성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

 

두 회사는 추후 협의를 통해 신규 사업 개발을 위한 활동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선행모델 수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와 함께 경공격기 AESA 레이더를 공동 개발해 글로벌 AESA 레이더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AESA 레이더는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전투기의 핵심 장비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레오나르도가 유럽 시장에 이미 공급한 수백여대 전투기용 기계식 레이더의 성능개량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산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유럽 시장에서 가능성을 찾기 위한 것이다. K방산 제품이 폴란드 등 일부 국가들에 수출되고 있지만 활발한 진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방위산업 전략에서 2030년까지 방산 조달 예산의 약 절반을 ‘메이드 인 유럽’에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과 협력 관계 구축으로 유럽을 포함한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