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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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0대 가구 사업소득 13% 넘게 감소…얼어붙은 내수에 ‘직격타’

‘경제허리’에 해당하는 40대 가구의 3분기 사업소득이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도·소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40대 가구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3분기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107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만2000원(13.1%) 감소했다. 이는 1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동향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크게 준 것이다. 소득 수준 자체도 3분기 기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졌던 2021년(105만1000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후퇴했다. 40대 가구 사업소득은 엔데믹 이후 2년 연속 늘며 지난해 3분기 123만6000원까지 늘었지만 3년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 사업소득(98만7000원)도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업소득이 40대에서 부진한 건 도·소매업 등 재화 소비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올해 1~10월 기준 40대 자영업자 115만2000명 중 도소매업 종사자가 23만3000명(20.2%)으로 가장 많았다. 40대 자영업자 5명 중 1명이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도소매업 생산은 작년 2분기(-1.1%)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2.1%)까지 6개 분기 연속 줄고 있다. 재화 소비의 ‘마이너스’ 행진은 지속되고 있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2년 2분기(-0.2%)부터 꺾이기 시작해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째 불고 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감소세다.

 

도소매업 품목 중에서는 의류·신발 부문의 소비 침체가 두드러진다. 가구당 월평균 의류·신발 지출은 올해 3분기 11만4000원을 기록, 전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3.9%)치로 떨어졌다. 의류·신발 비중은 작년 4분기 6.0%였다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4.4%, 5.4%로 줄어든 뒤 올해 3분기 3%대로 내려왔다. 의류·신발 지출은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하위 20%)에서 감소율이 13.1%에 달했다.

 

40대는 경제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로 자녀와 부모 부양 부담을 동시에 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의 소득 감소는 소비심리 위축, 경제 역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는 금리 인하로 올해보다 내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성장률 자체가 낮아지면서 소비 회복 속도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민간소비는 물가안정세와 명목임금 상승에 따른 실질 소비여력 확충, 금융여건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높은 원리금 상환 부담, 취약계층의 소비여력개선 지연, 일부 대기업의 고용 관련 불확실성 증대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