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몇몇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와 무가 1년 전보다 50∼70% 오른 데다 일부 과일도 10% 이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대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의 평균 소매가는 1포기에 5027원(3일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58.9%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도 33.9% 상승했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뺀 나머지 3년치의 평균이다.
무 가격도 오름세다. 1개에 3206원으로 1년 전보다 77.4%, 평년보다 52.7% 각각 비싸다.
배추와 무 가격의 상승은 기후변화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해 여름철 폭염이 기승을 부린 데다 추석 이후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했다. 특히 겨울무 주산지인 제주에 비가 자주 내린 점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의 조기 출하가 이뤄진 것도 최근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배추 가격의 안정을 위해 가용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방출하고, 수매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수입도 고민하기로 했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도 강세다. 배(신고 기준) 평균 소매가는 10개에 4만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6%, 평년보다 23.5% 각각 높다. 공급량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보다 3% 감소했고, 수확 후 저장 단계에서 고온 피해가 발생해 유통 가능 물량은 생산량보다 더 줄었다.
사과(후지 기준) 평균 소매가는 10개에 2만6257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3.1% 높다.
설 성수품은 아니지만, 겨울철 소비자가 많이 찾는 감귤도 가격이 올랐다. 10개에 4804원으로 1년 전보다 12.3%, 평년과 비교해서는 63.3%나 각각 올랐다. 감귤은 여름철 폭염으로 열과(갈라짐) 피해가 컸고, 생육 부진으로 출하량이 줄었다.
딸기는 100g에 2542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10.4%, 25.4% 비싸다.
정부는 설 성수기를 앞두고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